지역사회
- 전복 진상 폐단 없앤 ‘정씨부인’에 ‘윤선지할머니’ 선발
- 70~90대 마을할머니들의 민요, 3대가 함께한 우크렐라
- 가는개 메구패에, 난타, 색소폰 연주, 추억의 도시락까지
통영시 산양읍 세포마을(이장 신성안) ‘2020 가는개 쟁이마을 어울림 한마당’을 열었다.
11월 7일 연 어울림 한마당은 영세불망비에 얽힌 애민정신을 배우고 오늘에 맞게 되살리며, 수많은 쟁이들의 삶을 기념하고 체험해 봄으로써 마을이 화합해 번영하고, 활력 넘치는 나날을 보내기 위해 마련됐다.
이날 행사는 2017년 40여년 만에 되살아난 가는개 메구패의 신명나는 길놀이를 시작으로, 주민들이 만든 작품을 전시하고, 요리한 음식 나눠먹기, ‘동그란 소세지’가 든 추억의 도시락을 만들면서 화합하고 즐거워했다.
어촌 주민들의 삶을 쇠약하게 했던 전복 진상의 폐단을 70대 나이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한양까지 올라가서 격쟁으로 바로 잡은 ‘월성정씨 영세불망비’의 기록을 되살려 노인자원봉사 활동에 몸바친 윤선지 할머니를 제1회 정씨부인으로 뽑았다.
세포고개에 자리 잡은 곤리도씨푸드에서 ‘전복’ 한 상자를 부상으로 선물해서, 조선시대와 현대를 잇는 이야기꺼리가 돼 그 뜻을 한층 더했다.
윤선지 할머니는 “다른 사람들도 많은 데 내가 받게 돼 기쁘기도 하고, 부끄럽기도 하다”면서 “앞으로 마을과 주민들을 위해 더 봉사활동을 많이 하겠다”고 소감을 밝혔다.
이번 어울림 한마당은 여태껏 마을잔치와는 달리, 동네 주민들이 15명 미만의 동아리를 만들어 참여해 발표하는 방법으로 했다. 또 객석의 간격도 1m 이상을 유지하면서 사회생활상 거리두기도 지켰다.
70대 할머니부터 엄마, 그리고 손주들까지 3대가 함께 어우러진 기타와 우크렐레 연주도 선보였다. 짧은 연습시간이라 조금 서툴기는 하여도, ‘동구 밖 과수원 길’, ‘개울가에 올챙이 한 마리’, 나훈아의 ‘테스형~’을 연주해 많은 박수를 받았다.
꼬까옷을 이쁘게 차려입은 70~90대 할머니들은 민요 ‘날 좀 보소, 날 좀 보소, 날 좀 보오소~~’ 밀양아리랑, ‘바람이 분다. 바람이 불어~’ 군밤타령을 10대 소녀 마냥 수줍게 불렀다.
하얀 깃의 교복과 선도부 완장을 찬 여고생과 교련복을 입은 난타 동아리는 ‘337장단’을 시작으로, ‘추억 속으로’, ‘강원도 아리랑’ 음악에 맞추어 신나게 북을 두드리면서 기분도 풀고, 그동안 쌓은 기량을 마음껏 뽐냈다.
마을 남성들로 짜여진 ‘섹소폰’ 동아리는 저마다 발표하고, 마을 주민들의 노래자랑을 도와 많은 박수를 받았다.
국가무형문화재 제82-4호 남해안별신굿의 ‘2020 찾아가는 무형문화재’ 공연도 열렸다. 정영만 남해안별신굿 보유자(산양읍 풍화리 출신)의 구음과 ‘무병장수’를 바라는 통영 진춤, ‘마을의 화합과 안녕을 축원하는’ 재수굿을 펼쳐, 주민들한테서 뜨거운 호응을 받았다.
류성한 산양읍장은 “세포마을은 긴 바닷가와 아름다운 산으로 둘러싸인 물 좋고, 인심 좋은 마을로 알고 있다. 주민들이 참여해 여러 동아리 발표를 한다는 것은 노령화된 농어촌마을에서 더더욱 뜻이 있다”고 말했다.
신성안 세포마을 이장은 “올해는 정씨부인을 뽑아서 더욱 뜻이 깊다. 이웃 주민을 위해 봉사하는 이를 찾아 선행을 알리고 장려하고 싶다. 코로나19로 힘든 상황이지만, 다함께 행복한 마을을 만들고 싶다”고 말했다.
이번 산양읍 세포(가는개)마을의 ‘2020 가는개 쟁이마을 어울림 한마당’은 농림축산식품부의 농촌축제지원사업에 뽑혀 국비와 경상남도와 통영시의 지원을 받아 열렸다.
통영방송 gsinews@empa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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